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전문업체 HJL Studio 대표 이희재 입니다.
Rolex Milgauss 116400GV.
Milgauss 116400GV
40mm, Z-Blue, 오이스터
2021년 하반기에 구입해서 이제 만 2년 정도 되어가는 것 같아요.
제가 인스타그램을 8년 전쯤 처음으로 계정을 만들었는데, 가장 처음 팔로우하게 된 사람이 옷과 시계를 잘 찍는 이탈리아 남자였어요. 그 사람이 사진도 너무 잘 찍고 옷도 너무 잘 입는 거예요. 게시물을 살펴보다 밀가우스를 처음 보게 되었어요. 제가 아는 롤렉스(데이트저스트 쥬빌리)와는 달라 ‘롤렉스 시계 중 밀가우스라는 모델도 있구나’, ‘시계 참 예쁘다’ 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분은 브레이슬릿을 직접 빨간색, 초록색 등 스트랩으로 직접 바꿔가며 착용하니 더 멋있더라고요.
그 때 이후로 저는 원하던 시계(까르띠에 등)를 순서대로 사긴 했는데, 밀가우스는 좀처럼 만나기가 어려웠어요. 막상 사려고 하니까 팬데믹이 시작되어 롤렉스 인기가 높아졌고, 그만큼 시계 구하기도 어려웠어요. 제가 하는 일 때문에 백화점 공사를 꽤 많이 하는데, 업무 끝나고 제가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항상 영업 종료 때였고, 어쩌다가 낮에 잠깐 시간 내서 매장 들러가 봤지만 시계는 하나도 없었어요. ‘내 돈 내고 이런 대접을 받는 건 아니다’라고 생각이 들어 까르띠에만 하나 더 구매하게 됐어요.
제가 일이 너무 많아 바빠 쇼핑할 시간이 없었을 때가 있었어요. 그 때가 저의 사촌 동생이 미술작품, 시계, 차 등 컬렉터블한 아이템을 사고 파는 사업을 시작했을 때였는데, 응원차 사촌 동생이 하는 사업을 둘러보게 되었죠. 근데 마침 밀가우스가 딱 뜬거예요. 동생이랑 자주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었는데 바로 전화해서 물어봤죠. “아직도 있어?” 그러면서 얼마나 오래된 건지, 컨디션은 어떤지, 박스 등 구성품은 다 있는지 물어보고 바로 구매를 했죠.
제가 사실 스포츠 시계들이 몇 개 있어요. 브라이틀링도 있고, 오메가도 있고, 근데 밀가우스만 착용하게 되더라고요.
그 이유가 이 시계가 가진 색이 다양하잖아요. 다이얼은 블루톤이고, 글라스는 녹색 빛이 돌고, 핸즈는 오랜지 컬러고. 제가 브라이트한 색을 되게 좋아하는데, 이 시계가 매칭이 여기 저기 되게 잘 되는 거예요. 다른 시계들은 컬러가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잖아요.
그리고 제가 이 시계의 두 번째 주인이거든요. 1,200만원~1,250만정도를 주고 산 걸로 기억하는데 제가 리테일가보다 더 많이 낸 건 전혀 상관없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작년 여름에 아내랑 같이 이탈리아 여행을 한 달 정도 갔었는데, 이탈리아 화창한 날씨가 밀가우스랑 잘 어울려서 계속 착용하고 있었어요.
이탈리아 여행 루트가 베니스에서 쭉 남쪽으로 내려가는거였어요. 근데 이탈리아 남부가 자동차 보험도 처리가 안 될 정도로 치안이 안 좋은데, 늦게 도착한 유명한 피자 가게에서 한 직원이 아텐시오네(Attenzione : 이탈리아어 ‘주의해’)라고 계속 경고를 주는 거에요.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직원 표정에서 ‘롤렉스 차고 다니면 위험하다는 뜻인가?‘ 싶어서 계속 긴장했었죠. 물론 그냥 치안 때문에 했던 말이지만 밀가우스가 떠오를만한 에피소드에요.
이탈리아 돌아다니는 동안 밀가우스를 차고 어디를 가던 사람들이 많이 칭찬해줘서 좋았어요. 유니크한 쪽에 속한 롤렉스 모델을 사람들이 알아봐줘서 이런 칭찬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여름에 보면 훨씬 더 예뻐요. 겨울에는 이게 많이 가려지잖아요. 두꺼운 스웨터같은 것보다는 드레스 셔츠나, 블루 옥스포드나 화이트 셔츠 등에 다 잘어울리고요.
제가 너무 옛날부터 롤렉스를 봐서 올드하다, 디자인도 뻔하다는 인식이 있었거든요. 근데 얘는 모양이 독특하니까 그런 느낌이 전혀 없어요. 글라스도 이렇게 녹색빛이고, 유니크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사이즈도 40mm가 착용감이 적당하고요. 최근에 와이프가 빈티지 롤렉스 데이트저스트를 구입했는데, 브레이슬릿이 너무 헐겁더라고요. 저는 이 단단한 오이스터 브레이슬릿이 마음에 들고요.
저는 이 시계를 볼 때마다 만족스러워서 웃음이 계속 나요. 누가 저한테 1500만원? 2000만원? 준다고 해도 안팔 것같아요.
Milgauss 116400GV
40mm, 인텐스 블랙, 오이스터
Milgauss 116400GV
40mm, Z-Blue, 오이스터
3천? 4천? 안판다는 얘기겠죠. 왜냐면 그 다음 시계도 저한테 이 정도의 즐거움을 줘야 한다는 거잖아요. 그런 시계를 만나기 어려울 것같아요. 왜냐면 제가 인스타에서 이 시계를 처음 만났을 때 내 마음을 읽은 것처럼, 제가 이 시계를 몇 년 동안 찾아도 참 사기가 어려웠었거든요. 매장에 물어봐도 재고가 없다고 하는게 놀라웠던 기억이 나요. 나중에 해외여행 하면서 다녀봐도 롤렉스 매장에 판매하는 물건이 거의 없더라고요.
단종되었다 다시 나온 밀가우스라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다음 밀가우스 모델도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Sophie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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