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방문해 봐야 한다는 일본. 일본의 무비자 여행길이 열리자마자 최신 일본의 시계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바이버가 바로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일본은 일찍이 럭셔리 시장이 성장한 가운데 시계 산업이 발달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시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1900년대 초부터 일본에 진출한 고급 시계 브랜드들은 시장의 성숙도를 한 층 높인 것으로 보입니다. 빈티지부터 현행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계들이 즐비한 일본의 시계 시장은 왜 전 세계 시계 매니아들이 열광하고 있는지, 지금부터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1872년 11월 태음력에서 태양력을 채택하면서 전통적인 시간감각이 해체되고 서양식 시계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된 일본은 스위스와의 수호 조약을 통하여 본격적인 시계 수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도 기계식 시계를 주도하던 국가는 스위스로서 본격적인 일본으로의 시계 수출이 시작되었습니다. 시계 판매점에서 제조사로 발전한 세이코, 시티즌 등이 모두 이와 비슷한 시기에 탄생하였습니다.
일본의 시계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유명한 고급 브랜드의 진출 또한 가속화되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 빈티지 시계들이 실제로 일본에서 판매되었던 과거가 있다는 사실은 시계업의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던 중 1969년 쿼츠 손목시계의 개발은 일본의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대량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손목시계는 일반 시민들도 소유할 수 있게 만들며 시계 역사의 판도를 바꾸는 대단한 사건이 됩니다. 이후 1980~90년대 경제성장에 힘입어 중산층의 고급 시계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유명 브랜드가 진출하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중고 명품을 취급하는 많은 업체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일본 시계 시장을 탐방하면서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빈티지부터 현행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중고 시계들을 볼 수 있었는데 대부분 새 상품에 준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구성품 또한 꼼꼼하게 포장되어 다음 주인을 기다리는 시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질문 혹은 특별한 요청이 있기 전에는 먼저 나서서 대화를 걸어오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시계라는 상품은 고객에 따라 바라보는 시각과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데이토나 Ref. 16520의 시착을 요청했을 때부터는 일방적인 스태프의 설명이 아닌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처럼 제품에 대한 동향, 시장의 반응, 특이사항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일본 시계 시장의 특징은 중고 시계의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상점이 그렇지는 않았지만 방문했던 대부분의 샵들에서 수리 혹은 폴리싱뿐만 아니라 무리하게 복원을 진행하여 시계의 가치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그대로 두고 왜 복원하지 않았는지를 상세하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도쿄 시내 명품 시계 취급점에 방문할 때마다 드는 궁금한 점은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해답은 일본 내에 명품 시계 매장의 수를 살펴보면서 조금은 해결되었습니다. 일본의 롤렉스 매장 갯수는 무려 62개입니다. 우리 한국의 롤렉스 매장은 면세점을 제외하고 10곳이 있으니 일본은 무려 6배나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파텍 필립 매장도 30곳, 오데마 피게 8곳 등 유통되는 시계의 수량 자체가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독립 시계에 이르기까지 1차 시장에서 2차 시장으로 유입되는 시계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입고된 상품은 기술자의 손을 거쳐 다시금 판매되도록 하는 선순환 과정을 거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일본의 시계 시장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에 조금 더 중점을 맞춘 이야기를 전달해 드렸습니다. 다음 편에는 조금 더 생생한 일본 현지의 분위기를 가득 담은 리포트로 돌아올 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Samuel
Writer
시계에 관해서라면 120시간 수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