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유산을 현대적인 기술로 재탄생 시키는 것은 롤렉스가 자주 사용하는 전략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출시된 모델을 천천히 살펴보면 디자인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시계라는 것은 곧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서브마리너 Ref. 126610LV 또한 그러한 모델 가운데 하나입니다.
서브마리너의 아이덴티티와도 같았던 블랙 베젤을 벗어나 2003년 서브마리너 50주년을 기념하며 탄생한 그린 베젤의 서브마리너 16610LV(일명 커밋)는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이제 시장에서 하나의 트렌드 그 이상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
2010년 출시된 2세대 그린 모델인 116610LV(일명 헐크)베젤뿐 아니라 다이얼까지 녹색으로 물들이며 연속적인 성공을 이어가 ‘롤렉스=그린’이라는 상징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성공은 2020년 변경된 직경과 새로운 무브먼트가 적용된 3세대 126610LV의 출시까지 이어졌죠. 이전과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시장의 낯선 반응이 점차 녹아들던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탄생부터 환영받는 존재였습니다. 화려했던 헐크의 녹색과는 또 다른, 더 절제되고 차분한 녹색의 컬러로 ‘스타벅스’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Submariner Date 16610LV
40mm, 블랙, 오이스터
Submariner Date 116610LV
40mm, 그린, 오이스터
1세대와 2세대 모델들의 특징을 담아 출시한 Ref. 126610LV는 시장의 요구를 충실하게 반영한 결과물로 보입니다. 기존의 오이스터 브레이슬릿과 클라스프는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이즈에서 미세한 변화가 있었는데요. 먼저 직경이 1mm 늘어난 41mm로 발표되었지만 실제로 측정해 보면 약 0.5mm 정도의 차이로 이에 맞춰 브레이슬릿의 폭은 넓어지며 착용감이 한결 진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맞게 얇아진 러그는 날렵하면서도 콤팩트한 느낌을 주고 너비도 살짝 조정하는 등 각각의 부분을 잘 다듬어 최적의 밸런스로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시계로 태어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서브마리너 논데이트 Ref. 124060과 같은 무브먼트인 Cal. 3230으로 진화하며 이제 파워리저브는 70시간이 되었습니다. 6시 방향의 크라운 마크를 제외하면 ‘맥시 다이얼(maxi-dial)’이 처음 적용된 1세대 모델을 경험했던 유저들에게는 새로운 시계처럼 느껴지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한 눈에 알아차리기는 어렵지만 분침이 약간 더 길어지고 시침이 확대되었다는 변경사항도 있습니다. 직경이 늘어난 만큼의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이었겠지요. 이외에는 방수 성능과 크로마라이트 등은 모두 이전과 동일한 성능입니다.
Submariner 124060
41mm, 블랙, 오이스터
이전보다 화려하거나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서브마리너보다도 사용 가치에 중점을 둔 Ref. 126610LV는 실소유주가 되어 착용해 보기 전까지는 그 매력의 진가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전작들을 모두 경험해 본 유저들은 이 하나의 시계로 서브마리너 그린의 1세대부터 3세대까지의 역사를 모두 경험하는 기쁨이 될 것 같네요.
Submariner Date 126610LV
41mm, 블랙, 오이스터
Samuel
Writer
시계에 관해서라면 120시간 수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