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다를 향한 여정, 씨드웰러
씨드웰러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ROLEX

한 끗이 다른 다이버 워치, 씨드웰러

서브마리너는 명실공히 롤렉스를 넘어 다이버 워치 자체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다이버 워치를 향한 롤렉스의 집념은 그쯤에서 만족할 수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탄생한 씨드웰러는 롤렉스의 프레스티지와 더불어 단숨에 알아볼 수 있는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패션 시계로도 애용하지만, 초기 모델은 서브마리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출시된, 확실한 목적이 있는 다이버 시계였습니다.

서브마리너에 비해 비교적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수많은 ‘최초' 타이틀을 안겨준 씨드웰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씨드웰러가 최초의 Ref. 1665에서 Ref. 126600까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같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드웰러의 탄생
(1967 ~ 1983)

롤렉스가 서브마리너보다 기술적으로 더 뛰어난 시계 개발에 몰두하고 있던 60년대는 ‘탐험’의 시대였습니다. 인류가 육지는 정복했겠다, 이제 남은 곳은 우주와 해저였죠. 항해 기술과 석유 자원 발견/개발도 한참이었던 시기였습니다. 석유 플랫폼 구축과 해양 연구를 위해 더 깊은 수심에서 오랜 기간 머물러야 했던 포화잠수부들의 안전한 상승을 위해 시계의 내구성도 더 강력해져야만 했습니다.

오랜 연구 끝에, 롤렉스는 미 해군과 프랑스의 심해 잠수 전문 회사 COMEX의 협업을 통해 자동으로 헬륨 가스를 배출하는(Helium Escape Valve / HEV) 최초의 씨드웰러를 1967년 출시하게 됩니다. 헬륨 가스가 많이 쌓인 시계의 크리스탈이 튕겨 나가는 일을 방지한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1970년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트립록(Triplock)이라는 3중 잠금장치가 크라운이 들어가는 구멍 속 3개의 밀폐공간을 만들어 더 완성된 방수 기능도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Ref. 1665 / ⓒ Watchfinder &co

Ref. 1665 / ⓒ Watchfinder &co

현대 씨드웰러의 원형
Ref. 16660 (1978 ~ 1989)

Ref. 16660 / ⓒ The Keystone

Ref. 16660 / ⓒ The Keystone

1978년 씨드웰러 Ref. 16660은 다이얼에 SUBMARINER 문구를 완전히 없애며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씨드웰러 디자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무브먼트 또한 Cal. 3035로 진화하였고, 헬륨 밸브의 크기가 커져 무려 수심 4,000ft(=1,200m) 까지 잠수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를 거치게 됩니다. 1,200m 방수는 현재 라인업에서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씨드웰러 라인 중 올드스쿨한 알루미늄 베젤, 초기 생산 모델의 매트 다이얼, 그리고 야광 물질은 트리튬을 사용하여 빈티지한 매력이 물씬 나는 시계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발광물질의 진화
Ref. 16600 (1988 ~ 2008)

1980년대 후반 출시된 Ref. 16600는 세라믹으로 전환하기 전 클래식 롤렉스의 느낌이 남아있는 마지막 씨드웰러라고 볼수 있습니다.

20년이라는 긴 생산 기간 동안 발광 물질은 트리튬에서 루미노바, 그리고 슈퍼 루미노바까지 진화했습니다. 다이얼 하단의 표기를 보면 어떤 발광물질을 쓰는지에 따라 생산 시기가 언제인지 대략 추측이 가능합니다. Cal. 3135 무브먼트로 더 정교해졌고, 솔리드 엔드 링크도 최초로 적용된 것이 바로 이때의 씨드웰러입니다. 가장 오랜 기간 생산된 만큼 중고 모델도 비교적 찾아볼 수 있는 편입니다.

Sea-Dweller 16600

Sea-Dweller 16600

40mm, 블랙, 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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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씨드웰러, 짧지만 강력한 인상
Ref. 116600 (2014 ~ 2017)

2008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은 씨드웰러가 딥씨(Deep Sea) Ref. 116660에게 최강 다이버 시계의 자리를 내어주고 잠시 단종되었던 기간입니다.

그리고 2014년, Ref. 116600로 재탄생한 씨드웰러는 다이버 시계의 근본인 미니멀한 디자인을 유지하되 세라크롬 베젤과 더 두꺼운 맥시(maxi) 케이스와 등장했습니다. 업계 트렌드에 민감했던지 러그도 더 커지며 고강도 업무와 어울리는 진정한 프로페셔널 시계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케이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있었지만, 모던함과 튼튼함의 조화는 순수주의자들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3년이라는 짧은 생산기간 끝에 2017년에 업그레이드된 Ref. 126600에게 자리를 내주었지만, Ref. 116600는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완벽에 가까운 ‘미래의 클래식’ 시계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Sea-Dweller 116600

Sea-Dweller 116600

40mm, 블랙, 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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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Sea 116660

Deep Sea 116660

44mm, 디블루, 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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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웰러의 끝판왕
Ref. 126600, 43mm (2017 ~ )

2017년, 씨드웰러는 50주년을 기념하며 바젤월드(Baselworld)에서 또 하나의 신규 모델을 소개했습니다. 현재까지 생산 중인 Ref. 126600 씨드웰러 모델은 기존에 없었던 크리스탈 렌즈가 탑재 되어있습니다. 씨드웰러 모델 중 최초로 43mm 사이즈로 생산되어 서브마리너보다 더 묵직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합니다.

최초로 선보였을 당시 전통적인 씨드웰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팬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는데, 강요된 획일성에서 나오는 불만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초창기 버전을 오마주한 빨간 SEA-DWELLER 폰트는 센스 있는 스포티함을 통해 큰 사이즈에서 오는 부담스러움과 답답함을 해소시켜 주며 더 확고한 정체성을 내세웁니다.

메이저한 변형이 있는 씨드웰러지만, 오히려 ‘기능성’에 더 충실해진 것이 아닐까요? 극한의 스트레스와 압력(?)을 버텨 수심으로 성공적으로 올라온 사람에게 더욱더 어울리는 시계로 진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Sea-Dweller 126600

Sea-Dweller 126600

43mm, 블랙, 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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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웰러의 미래

이번 아티클이 완성되는 중에 딥씨 챌린지 Ref. 126067의 출시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앞으로 출시 될 신규 씨드웰러는 서브마리너의 스포티함과 딥씨의 웅장함 사이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줄지가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목표 지향적인 시계인 만큼 우리 바이버팀도 씨드웰러의 다음 도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Young

Writer

내 꿈은 시계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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