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와 유례없는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명품 업계에서도 리테일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자잿값 상승, 고환율 등 리테일 가를 올릴 핑계가 많은 이 시점에서, 롤렉스의 국내 가격 인상에도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런 중에 국내 한 매체는 롤렉스에서 올해 두 번째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는데요.
더구루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면세점을 시작으로 가격 인상분이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오는 22일 전 세계 매장에서 데이 데이트, 서브마리너, 오이스터 퍼페츄얼 등 대부분의 모델에 대해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는 소식입니다. 인상폭은 모델에 따라 4.38~5.4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하네요.
사실 시계 구매를 앞둔 구매자의 입장에서 “가격 인상”은 엄청난 변수입니다. 특히나 명품시계의 경우 단 1%만 인상을 한다 하더라도 수백만 원이 오르기 때문에 시계 유저들은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우고는 합니다. 하지만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 인상이 언제 일어나는지 미리 알 수도 없으며, 해외 혹은 면세점 가격이 인상된다면 국내도 오르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난무할 뿐입니다.
그동안 롤렉스의 리테일가 변동은 언제 있었으며, 당시 어떤 시장의 반응이 있었는지 과거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2007년부터 2008년에 걸쳐 불어닥친 금융위기는 전 세계경제를 패닉상태로 몰아넣었으며 치솟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은 시계 가격 역시 동반 상승 시켰습니다.
2008년 한 해에만 무려 3번의 가격 인상이 있었습니다. 이는 굉장히 이례적인 케이스로 당시 직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시계 가격표를 변경하는 것만도 굉장히 힘들었다고 합니다. 천만 원을 넘지 않던 인기 모델들은 데이토나 Ref. 116520과 딥씨 Ref. 116660가 ‘천만 원’의 시대를 활짝 열면서 고가 시계라는 인식이 더욱 굳혀지는 계기가 되었죠.
또한 “서브마리너가 천만 원이면 롤렉스 안 사지~” 라고 하던 시계 유저들의 말은 2012년 현실이 되었습니다. 당시 환율의 상승으로 인하여 면세점보다 저렴한 모델도 있었으며 연속적으로 오르는 가격 탓에 롤렉스 매장 또한 코로나 이후 요즘 모습처럼 비주류 제품 몇 점만 남겨둔 채 텅텅 비어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불황에도 명품은 굳건하다’라는 이야기를 뒷받침해 주는 것 같습니다.
Daytona 116520
40mm, 블랙, 오이스터
Submariner Date 116610LN
40mm, 블랙, 오이스터
GMT-Master 2 116710LN
40mm, 블랙, 오이스터
잠잠하던 가격 변동은 2019년 슬그머니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2019년 3월 일부 품목에 한해서 약 3~5% 가량의 인상이 있었으며, 당시 반응은 장기간에 걸쳐 가격 변동이 없었기에 충분히 납득할만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다분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 1월 1일 갑작스러운 가격 변동은 많은 소비자를 당황케 만들었으며 대망의 2022년 가격 변동은 시장을 통채로 흔들어 놓을 정도의 강력함을 보였습니다. 높아진 리테일가 대비 8~13% 정도의 인상폭은 구매를 앞두고 있던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으며 무엇보다도 2차 시장에 큰 충격을 주면서 폭발적인 프리미엄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Submariner Date 116610LN
40mm, 블랙, 오이스터
2022년 ‘MOP(진주자개다이얼)’ 다이얼이 적용된 모델들의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전날 해당 모델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은 당황스러웠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과거 서브마리너 골드 모델 또는 턴오그래프 등도 가격이 하락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다시금 오르기는 했지만 어떠한 조건에 따라서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지는 브랜드에서 공개적으로 설명한 적은 없습니다.
Lady-Datejust 28 279173
28mm, 화이트 진주자개/다이아몬드, 쥬빌리
Lady-Datejust 28 279383RBR
28mm, 화이트 진주자개/다이아몬드, 쥬빌리
이미 롤렉스 리테일 가 인상 기사가 나온 이상, 올해 안의 가격 인상은 기정사실화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안심할 수 만은 없는 것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명품시계 가격은 과거처럼 한 해에 여러 차례 인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가격인상 소식은 다시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시계를 구매해야 하는 시점은 ‘충분한 예산이 준비된 상태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만났을 때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시계 시장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Samuel
Writer
시계에 관해서라면 120시간 수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