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바젤 월드는 새로운 서브마리너 출시에 대한 소식으로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 관심에 부응하듯, 서브마리너 탄생 이래 57년 만에 최초로 새로운 다이얼 컬러가 등장했죠. 블랙 베젤만 있던 세계에 그린 베젤이 처음 등장했을 때 충격을 안겨주었던 것처럼(Ref. 16610LV) 그린 다이얼 역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 시장은 한동안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고 이 당시를 기점으로 롤렉스는 녹색이라는 새로운 기조가 탄생합니다.
"Green is the new Black"이라는 말과 함께 세계 시계 트렌드가 그린으로 물들어갑니다.
Submariner Date 116610LV
40mm, 그린, 오이스터
Ref. 116610LV는 2003년 서브마리너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출시한 Ref. 16610LV의 후속작입니다. 알루미늄 소재의 베젤을 사용하던 전작에서 영롱한 녹색의 세라크롬 베젤로, 다이얼 컬러가 그린 컬러로 바뀐 것이 가장 획기적인 변화였습니다. 롤렉스 유저들이 변화에 민감해서 였을까요, 출시 초기 시장의 반응은 사실 약간 회의적이었습니다. 60년 넘는 세월 동안 서브마리너의 다이얼은 오직 블랙 한 가지 색상뿐이었기에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그린 다이얼이 아닌 선레이 그린 다이얼의 화려함을 경험해 본 유저들의 입소문을 통해 헐크 또한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2차 시장 가격에 탄력을 받은 것은 출시 후 5년 정도가 지난 2015년부터 해외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면서입니다. 그때부터 데이토나 Ref. 116520 블랙 다이얼, 딥씨 Ref. 116660 D-Blue, GMT-Master 2 Ref. 116710BLNR 등 기존에 자리한 프리미엄 대열에 합류하게 됩니다. 뒤늦은 시장의 반응과 함께 수요가 늘어나 프리미엄이 형성된 모습은 전작인 Ref. 16610LV와 매우 유사합니다.
Submariner Date 16610LV
40mm, 블랙, 오이스터
Daytona 116520
40mm, 블랙, 오이스터
Deep Sea 116660
44mm, 디블루, 오이스터
GMT-Master 2 116710BLNR
40mm, 블랙, 오이스터
자연스럽게 승승장구 하던 헐크는 2020년 생산종료를 맞으며 폭발적인 가격 상승세를 타게 됩니다.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급의 중단은 자연스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법이니까요.
더불어 블랙 다이얼인 Ref. 116610LN 에 비해 적은 생산량으로 인해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 또한 적은 상황입니다. 현재는 시계값이 고공 행진하던 올 초에 비하면 하방으로 압력이 있겠지만 하락세가 가파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치가 더해져 더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리라 예상합니다.
Submariner Date 116610LN
40mm, 블랙, 오이스터
문제는 2차 시장에서 Ref. 116610LV의 발견 횟수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2020년 제품을 찾는 것은 고사하고, 신형 보증서가 적용된 모델은 찾아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좋은 상태의 제품들은 이미 컬렉터들의 손에 들어간 듯 보이니 운 좋게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시계를 발견하는 분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시계는 정말 실물이 예쁩니다. 바이버 쇼룸에서 한 번 착용 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네요.
Samuel
Writer
시계에 관해서라면 120시간 수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