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컬렉션에 데이토나, 지엠티처럼 누구나 항상 선망하는 모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고, 급격한 시세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모델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시세 그래프 때문에 유저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밀가우스 116400GV. 오늘은 밀가우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Milgauss 116400GV
40mm, Z-Blue, 오이스터
밀 - 프랑스어로 숫자 1,000
가우스- 자기장의 단위
1956년 탄생한 밀가우스는 1,000가우스의 자기장을 견딜 수 있도록 개발되어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의 니즈에 부합하여 탄생한 제품입니다. 우리가 지금 만나고 있는 모델은 3세대 모델로서 2007년 등장했습니다.
2세대 모델이었던 Ref. 1019는 1988년을 끝으로 생산이 종료되었습니다. 차세대 모델에 자리를 내어준 것이 아닌 컬렉션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한동안은 단종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겠지요. 시간이 흘러가며 밀가우스를 기억하고 싶은 팬들이 많아지다 보니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가격이 상당히 올라갔습니다. 공급은 중단되었고 수요가 뒷받침을 해주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2007년 바젤월드에서 롤렉스는 밀가우스가 다시 돌아온다는 발표를 합니다. 아마 그 해 가장 뜨거웠던 이슈가 아닐까 싶습니다. 블랙, 화이트 그리고 그린사파이어 모델 총 3가지를 선보였습니다.
Milgauss 116400GV
40mm, 인텐스 블랙, 오이스터
Milgauss 116400
40mm, 블랙, 오이스터
Milgauss 116400
40mm, 화이트, 오이스터
놀라운 점은 당시 해외의 경우 “KING OF ROLEX”라고 불리는 데이토나를 넘어선 가격이 형성되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국내에서도 밀가우스를 구매하기 위하여 상당수의 외국인들이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리테일 가격이 약 700만 원선이였던 밀가우스는 1,600~1,800만 원까지 치솟으며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은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놀라울 따름입니다.
한없이 올라갈 것 같던 밀가우스의 가격은 1,300~1,500만 원선으로 점차 안정세를 찾아갔습니다. 물론 리테일 가격보다는 높은 수준이었지만 이 정도의 금액이라면 인정한다는 듯한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밀가우스의 황금기는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2008년은 참으로 많은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같은 지구촌의 축제도 있었지만 반대로 우리에게 큰 상흔을 남긴 이슈도 있었습니다. 바로 리먼쇼크였습니다. 2008년 9월에 일어난 리먼 사태는 시계 시장에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밀가우스 뿐만 아니라 데이토나 또한 버티지 못하고 속절없이 주저앉았습니다. 결국 밀가우스는 2012년 정도에는 리테일가격을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밀가우스를 구매했다가 손해 본 사람들이 많아, 비호감 시계라는 이미지가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밀가우스의 블랙과 화이트 다이얼은 2015년에 생산이 종료되었으며 현재는 2014년 출시된 z-블루 다이얼과 블랙 In 오렌지 인덱스 다이얼이 남아있습니다. 2007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2차 시장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전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생산종료가 될 가능성이 높은 모델 중 하나입니다. 신형 무브먼트가 적용되지 않고 3,100번 대 무브먼트를 쓰는 몇 안 되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가격 상승 여부를 떠나 그린 사파이어 글라스와 번개모양의 특색있는 초침 등 개성이 강한 밀가우스는 분명 매력있는 시계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Samuel
Writer
시계에 관해서라면 120시간 수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