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더의 2025년 워치스 앤 원더스(Watches & Wonders)는 그야말로 시계 애호가들을 겨냥한 이벤트였습니다. 롤렉스의 릴리즈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받지는 않았지만, 이미 자신의 취향을 확실히 알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숙련된 시계 애호가들에게는 꼭 눈여겨볼 만한 신제품들이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튜더가 이번에 강조하는 키워드는 ‘디자인과 성능의 조화’입니다. 튜더 브랜드가 시장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보여주는 힌트들이 이번 릴리즈에 담겨있습니다. 우선 모든 신제품에 편리한 미세조정 기능을 갖춘 T-Fit 클래스프가 적용되어 일상에서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제는 1,000m의 방수 성능에 도달한 펠라고스,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인 버건디를 통해 정체성을 블랙 베이 58 등, 각 모델마다 작지만 확실한 차별 포인트들을 앞세웠습니다. 아래에서 모델별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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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제품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으진 않았지만 가장 주목해야 할 모델은 단연 펠라고스 울트라(Pelagos Ultra)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펠라고스 시리즈도 이미 뛰어난 방수 성능으로 프로페셔널 다이버 매니아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리지만, 울트라는 최대 1,000m라는 압도적인 방수 성능을 구현하며 튜더가 심해 탐험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한층 더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펠라고스 울트라는 고사양 다이버를 넘어 디자인적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다이얼 하단 텍스트를 3줄로 줄여 한층 깔끔해진 데다, PELAGOS 타이틀을 터콰이즈 컬러로 표기해 티타늄과 블랙의 모노크롬 룩을 살짝 밝혀주면서 개성 있는 무드를 만들어냅니다.
편의성도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세조정이 가능한 T-Fit 클래스프가 더욱 편리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블랙 러버 스트랩이 동봉된다는 사실 또한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케이스 크기는 43mm로 1mm 커졌지만, 이전 모델 수준의 두께를 유지해 착용감이 의외로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도 이번 릴리즈가 가진 강점 중 하나입니다. 기존의 펠라고스 모델들과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다른 펠라고스들과 달리 케이스백 또한 티타늄으로 제작되어 무게감을 덜어주며, 분침과 베젤 핍(pip)의 야광은 시각적 대비와 타이밍 편의를 위해 초록빛을 발산합니다. 나아가 T-Fit 클래스프의 미세조절 상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야광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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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측면에서도 고스펙 다이버 워치 애호가들에게 꽤나 설득력 있는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튜더는 펠라고스 울트라를 “브랜드 역사상 가장 기술적으로 발전된 다이버 워치”로 홍보 차원에서 적극 내세우고 있지만, 리셀 시장에서의 퍼포먼스도 기대해볼 만한 부분입니다.
참고로 같은 펠라고스 라인에서도 모델별 방수 스펙이 달라, 펠라고스 39와 모든 펠라고스 FXD 모델은 200m, 펠라고스(+ LHD)는 500m, 그리고 이번 울트라는 1,000m까지 지원하니 자신에게 맞는 다이버 워치를 잘 고려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레퍼런스: M2543C1A7NU-0001
케이스 직경 / 두께 : 43mm / 14.5mm
방수 : 1,000m
무브먼트 : 셀프 와인딩
칼리버 : 자체 제작 칼리버 MT5612-U(COSC 및 METAS 인증) / 65시간 파워 리저브
공식 출시가 (25년 4월 기준) : ₩8,120,000
Pelagos Ultra 2543C1A7NU
43mm, 블랙
© Tudor
블랙 베이 58 ‘버건디’는 절제된 레드 톤과는 다른 한층 강렬한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롤렉스가 그린으로 자사의 이미지를 어필하듯, 튜더는 버건디를 통해 브랜드만의 개성과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시계 애호가들의 공통된 평가이죠.
예전에는 베젤만 버건디 컬러를 입힌 정도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다이얼까지 같은 컬러를 적용했습니다. 튜더가 1990년대에 시도했던 프로토타입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는데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헤리티지 블랙 베이’ 시절 첫 번째 블랙 베이 버건디 모델의 탄생에도 큰 영향을 줬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번 신작에서는 튜더가 브랜드의 상징색으로 삼고 있는 레드 컬러를 훨씬 더 과감하게 살린 것이 특징이며, 다이얼은 기존 58 시리즈가 고수해온 매트나 텍스처 계열이 아닌 선버스트 마감으로 완전히 다른 매력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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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업그레이드가 이뤄졌습니다.
브랜드의 최고 인기 컬렉션인 블랙 베이 58에 대한 애착이 엿보이는 대목이죠. 올해 새롭게 적용된 MT5400-U 무브먼트는 METAS 인증을 받은 ‘마스터 크로노미터’로, 단순한 크로노미터 인증을 넘어 무브먼트 정확도와 항자성, 방수, 내구성 등 전반적인 성능의 우수성을 입증합니다. (MT-5400은 기존에도 블랙 베이 54에 사용되었지만, 뒤에 붙은 “U”는 METAS 버전임을 의미합니다.) 기존 블랙 베이 58 모델들의 “CHRONOMETER OFFICIALLY CERTIFIED” 대신 “MASTER CHRONOMETER”라는 문구가 새롭게 적용된 점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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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두께도 기존 58보다 약 0.2mm 줄어들어(약 11.7mm) 미세하게 얇아졌습니다. 수치상으로는 크지 않지만 착용감 개선을 위한 꾸준히 노력이 엿보이는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또한 5열 링크 브레이슬릿이 블랙 베이 58 라인에도 적용되면서 T-Fit 클래스프까지 더해졌습니다. 이전 세대에서 선보였던 3열 링크 브레이슬릿 옵션도 계속 제공되며, 여기에 러버 스트랩까지 포함해 취향에 따라 세 가지 선택지가 열려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입니다. 다만, 과감한 컬러 초이스가 과연 쉬운 결정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강렬한 레드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톡톡 튀는 컬러가 두렵지 않은 시계인들 사이에서만 컬트 클래식이 될지 눈여겨 보겠습니다.
레퍼런스: M7939A1A0RU-0001,0002,0003
케이스 직경 / 두께 : 39mm / 11.7mm
방수 : 200m
무브먼트 : 셀프 와인딩
칼리버 : 자체 제작 칼리버 MT5400-U(COSC 및 METAS 인증) / 65시간 파워 리저브
공식 출시가 (25년 4월 기준)
5열 링크 브레이슬릿 : ₩6,270,000
3열 링크 브레이슬릿 : ₩6,120,000
러버 스트랩 : ₩5,830,000
Black Bay 58 7939A1A0RU
39mm, 버건디
Black Bay 58 7939A1A0RU
39mm, 버건디
Black Bay 58 7939A1A0RU
39mm, 버건디
© Tudor
신규 컬렉션 블랙 베이 68(Black Bay 68)은 43mm의 큼직한 사이즈로 시선을 압도합니다. 역대 블랙 베이 중 가장 큰 사이즈로 작정하고 나섰다는 느낌인데요. 작아지는 시계 사이즈 트랜드를 역행한다는 평이 오가기도 하지만, 더 존재감 있는 블랙 베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침내 매력적인 대안이 생겼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착용해보면 사이즈가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다는 반응이 꽤 있습니다. 41mm 블랙 베이의 13.6mm 두께를 그대로 유지해, 과도하게 커보이지 않은 디자인의 균형감이 돋보입니다. 일관된 디자인 언어를 위해 브레이슬릿에는 이유있는 설계가 적용되었습니다. 현재 모든 3열 링크 블랙 베이에 적용되는 브레이슬릿 측면에 위치한 “faux rivet(리벳)”이 제거되며 투박하고 미니멀한 룩으로 빅사이즈 시계답게 터프한 이미지가 완성됩니다. 물론 이 신제품의 브레이슬릿도 T-Fit 클래스프를 장착합니다.
© Tudor, A Blog to Watch
다이얼은 블루와 실버 두 가지로 공개되었는데, 이 블루는 TUDOR 블루라는 컬러를 채택합니다. 탑재된 무브먼트는 METAS 인증을 받은 칼리버 MT5601-U입니다.
레퍼런스: M7943A1A0NU-0001, M7943A1A0NU-0002
케이스 직경 / 두께 : 43mm / 13.6mm
방수 : 200m
무브먼트 : 셀프 와인딩
칼리버 : 자체 제작 칼리버 MT5601-U(COSC 및 METAS 인증) / 70시간 파워 리저브
공식 출시가 (25년 4월 기준) : ₩6,420,000
Black Bay 68 7943A1A0NU
43mm, TUDOR 블루
Black Bay 68 7943A1A0NU
43mm, 실버
© Tudor
블랙 베이 프로(Black Bay Pro)는 39mm 스틸 케이스와 고정 베젤, 자체 제작 무브먼트를 탑재해 GMT 기능을 지원하는 모델입니다. 이번에 출시된 오팔린 다이얼은 롤렉스 익스플로러 II '폴라'의 훌륭한 대안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화이트톤의 오팔린 다이얼로 인하여 악화될 수 있는 시인성은 인덱스에 블랙 서라운드(테두리)를 입혀 눈에 띄는 대비감을 살렸습니다. 이로써 블랙 베이 프로의 오팔린 다이얼은 익스플로러 II와 한층 더 비슷한 분위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2022년 첫 출시 때부터 24시간 핸즈의 색을 옐로우로 설정한 점도 이러한 의도를 더욱 명확히 보여줍니다.)
© Time and Tide
물론, 오팔린 버전도 기존 블랙 베이 프로와 동일한 두께(약 14.6mm)와 39mm 케이스를 유지합니다. 내부에 탑재된 MT5652 무브먼트가 41mm 블랙 베이 GMT 모델에 쓰이는 칼리버여서 두께가 더 두드러진다는 점이 이전부터 지적되었어요. 결과적으로 손목 위에서 높게 솟아오른 느낌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39mm라는 이상적인 케이스 크기로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낸 듯 합니다. 살짝 두터운 외형을 감수할 수 있다면, 묵직한 클래식 툴워치 감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입니다.
레퍼런스: M79470-0004,0005,0006
케이스 직경 / 두께 : 39mm / 14.6mm
방수 : 200m
무브먼트 : 셀프 와인딩
칼리버 : 자체 제작 칼리버 MT5652(COSC) /
약 70시간 파워 리저브
공식 출시가 (25년 4월 기준)
브레이슬릿 : ₩5,980,000
패브릭 스트랩 : ₩5,540,000
러버와 가죽 하이브리드 스트랩 : ₩5,540,000
Black Bay Pro 79470
39mm, 오팔린
Black Bay Pro 79470
39mm, 오팔린
Black Bay Pro 79470
39mm, 오팔린
© Tudor
블랙 베이 크로노(Black Bay Chrono)는 이미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컬렉션이지만,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소소한 변화를 거쳤습니다. 업데이트 대상은 기존 스틸 케이스의 블랙·화이트 다이얼 모델이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5열 링크 브레이슬릿 버전이 새롭게 추가되었다는 것입니다.
좀 더 다양한 취향을 충족하게 됐다는 점이 가장 반가운 변화입니다. 참고로 기존 3열 링크 버전에는 T-Fit 클래스프가 적용되어 업데이트 되었지만, 레퍼런스는 79360N를 그대로 유지합니다(풀 레퍼런스는 업데이트됨). 개선된 클래스프를 원하는 분들은 이런 차이를 미리 숙지하셔야 하겠습니다.
레퍼런스: M79360N-0011,0012,0013,0014
케이스 직경 / 두께 : 41mm / 14.4mm
방수 : 200m
무브먼트 : 셀프 와인딩
칼리버 : 자체 제작 칼리버 MT5813(COSC) /
약 70시간 파워 리저브
공식 출시가 (25년 4월 기준)
3열 링크 : ₩7,900,000
5열 링크 : ₩8,050,000
Black Bay Chrono 79360N
41mm, 오팔린
Black Bay Chrono 79360N
41mm, 블랙
Young
Writer
내 꿈은 시계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