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로벌 명품 시계 리셀 시장은 전반적으로 주춤했습니다. 국내 시장도 하락세의 영향권 안에 있지만 감히 선방했다는 평가도 남겨봅니다. 리셀 시장의 버팀목인 롤렉스에 대한 대중의 늘어나는 관심, 가상화폐의 시세 회복, 시계 업계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미디어 노출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 연관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인기 모델들의 2023년 시세는 실제로 극심한 변동 없이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중에서 국내 리셀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인기 스포츠 워치들의 2023 시세 변동 과정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시계의 가격은 미착용 컨디션 기준, 2023년 12월 평균 시세를 반영하였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세라믹 베젤을 탑재한 116500LN 데이토나는 안정화된 가격대의 ‘박스권'에 진입하였습니다. 세라믹 베젤을 탑재하여 ‘세라토나'라고도 불리는 이 모델은 올해 3월 단종되어 새로운 레퍼런스로 변경되면서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이하였습니다. 신작보다는 더 슬림한 케이스와 여백을 꽉 채운 다이얼을 선호하는 애호가들이 많아 데이토나 116500LN의 프리미엄은 2024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2022년 대비: -31.5%
2023년 1월 대비: +4.9%
리셀 프리미엄: +116%
바이버 최신 실거래가: 4,100만 원
2022년 초 7,000~8,000만 원대의 호가를 부르던 화이트 ‘세라토나’는 파텍 필립의 노틸러스와 오데마 피게의 로열 오크와 함께 리셀 시장을 이끈 롤렉스의 최고 인기 타임피스입니다. 화이트 ‘세라토나’의 프리미엄 하락폭을 지표로 리셀 시장의 버블이 붕괴하였다는 평이 오갔지만, 여전히 리테일가의 최소 2배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는 모델입니다. 현재 미착용 컨디션 상품의 시세는 4,000만 원 초반대이며 리테일가 대비 프리미엄은 +110% 이상입니다.
2022년 평균 대비: -27.5%
2023년 1월 대비: +0.9%
리셀 프리미엄: +83%
바이버 최신 실거래가: 3,700만 원
화이트 ‘세라토나’ 못지않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블랙 ‘세라토나’도 여전히 높은 리셀 프리미엄을 부르고 있습니다. 화이트 버전의 화제성에 가려지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리테일가의 2배를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스틸 시계입니다. 올 한 해 3천만 원 중반의 시세를 유지하는 동안 바이버에서는 최근 3,700만 원에 미착용 컨디션의 상품이 거래된 기록이 있습니다.
Daytona 116500LN
40mm, 화이트, 오이스터
Daytona 116500LN
40mm, 블랙, 오이스터
2022년 대비: -4%
2023년 1월 대비: +4.3%
리셀 프리미엄: +28%
바이버 최신 실거래가: 1,480만 원
서브마리너의 전체 현행 라인업은 중고 거래가 활발하여 롤렉스 시세를 모니터링하기에 유용한 ‘지표' 역할을 합니다. 그 중 명품 시계 리셀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거래량을 보이는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는 1953년 최초의 서브마리너의 헤리티지를 지켜오는 모델입니다. 서브마리너 라인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이기도 해서 항상 수요가 높습니다. (올 한 해 바이버에서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레퍼런스입니다)
‘논데이트'의 연간 시세 흐름에 따르면 2022년과 달리 국내 롤렉스 리셀 시장은 극적인 변화가 없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Submariner 124060
41mm, 블랙, 오이스터
2022년 대비: -4.3%
2023년 1월 대비: +5.4%
리셀 프리미엄: +32.5%
바이버 최신 실거래가: 1,750만 원
서브마리너 데이트는 롤렉스 프로페셔널 라인 중 ‘논데이트’와 함께 가장 많이 거래되는 모델입니다. 유용한 데이트 기능이 탑재되어 ‘논데이트'보다 약 200~250만 원 더 비싼 가격대를 형성합니다. 서브마리너 데이트의 글로벌 시세 인덱스는 꾸준히 하락 중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마이너한 가격변동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미착용 매물은 최근까지 평균적으로 1,7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지만 1,600만 원대로 나오는 때도 있습니다.
Submariner Date 126610LN
41mm, 블랙, 오이스터
2022년 대비: -8.5%
2023년 1월 대비: +1.7%
리셀 프리미엄: +44%
바이버 최신 실거래가: 2,000만 원
롤렉스를 상징하는 그린을 입은 3세대 서브마리너 '스타벅스'입니다. 1세대로는 그린 서브마리너의 원조인 16610LV ‘커밋'과 2세대로는 116610LV ‘헐크'가 있습니다. 이전 세대의 두 레퍼런스는 애호가들 사이에서 컬트적 인기를 끌고 있는데, ‘스타벅스'는 이 구형 레퍼런스들보다 낮은 시세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2022년 초에는 3,000만 원대의 호가를 부르기도 한 모델이지만, 1년 전부터는 2,000만 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리셀 프리미엄은 아직 30% 이상의 가격대를 유지하며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판매자에게는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보장되고 구매자에게는 투명한 시세가 제공되는 스테디셀러입니다.
‘스타벅스'는 2023년 중반부터 베젤 컬러가 더 밝은 색상을 띠게 되어 기존의 어두운 톤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리셀 시장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애호가들은 구분을 짓기 위해 일반적으로 최초 버전을 MK1, 다음 버전을 MK2라고 부르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ubmariner Date 126610LV
41mm, 블랙, 오이스터
옐로우 골드와 스틸 조합의 롤레조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청콤'과 ‘흑콤'입니다. 골드 소재가 포함된 롤레조 모델은 2,003만 원의 리테일가로 진입장벽이 높아 비교적 프리미엄이 거의 없습니다. 프리미엄이 적기 때문에 리셀 시장에서는 거래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는 편입니다.
2022년 대비: -3.6%
2023년 1월 대비: +1.9%
리셀 프리미엄: +9.8%
바이버 최신 실거래가: 2,200만 원
2022년 대비: -4%
2023년 1월 대비: +5.5%
리셀 프리미엄: +9.8%
바이버 최신 실거래가: 2,200만 원
Submariner Date 126613LB
41mm, 로열 블루, 오이스터
Submariner Date 126613LN
41mm, 블랙, 오이스터
단종설의 주인공이 된 GMT 마스터 2 ‘펩시’도 평균 시세가 작년 대비 하락하였지만 강세가 계속됩니다. ‘펩시'는 1954년 최초의 GMT 마스터의 블루-레드 컬러 조합을 계승하는 모델인 관계로 GMT 마스터 2 카탈로그에서 수요가 가장 높은 드림 워치입니다.
쥬빌리
2022년 대비: - 13%
2023년 1월 대비: + 10%
리셀 프리미엄: + 100%
오이스터
2022년 대비: - 8%
2023년 1월 대비: + 7%
리셀 프리미엄: + 82%
국내외 시계 커뮤니티는 단종설을 주제로 ‘펩시’의 리셀 시장 유동성이 낮아졌다는 의견과 함께 많은 설전이 오가고 있지만 실제 시세에 드라마틱한 변동은 없습니다. 아직 롤렉스의 공식 입장 표명이 없는 관계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펩시’가 실제로 단종되면 ‘펩시’의 리셀가가 2022년의 3,000만 원대를 초월할 수도 있다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롤렉스 마니아에게 최고의 ‘실착용' 시계이자 훌륭한 실물 투자 자산인 GMT 마스터 2 ‘펩시'는 리테일가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GMT-Master 2 126710BLRO
40mm, 블랙, 쥬빌리
GMT-Master 2 126710BLRO
40mm, 블랙, 오이스터
126710BLNR - 일명 ‘배트맨'과 ‘배트걸'은 ‘GMT 마스터 2 카탈로그에서 두 번째로 인기가 높은 모델입니다. 2013년 최초로 블랙-블루 컬러를 선보인 이래 10년째 스테디셀러 모델로 활약중인 ‘배트맨'도 2022년 대비해서 시세가 하락했어도 1년 간의 실거래가는 큰 타격을 입지 않았습니다.
쥬빌리
2022년 대비: -18.2%
2023년 1월 대비: +6.8%
리테일 대비 프리미엄: +57.4%
바이버 최신 실거래가: 2,200만 원
오이스터
2022년 대비: -13.6%
2023년 1월 대비: +3.8%
리테일 프리미엄: +52%
바이버 최신 실거래가: 2,050만 원
126710BLNR은 차츰 회복중인 시세에도 힘입어 가격방어가 보장되고 있습니다. 명품 시계 리셀 시장의 ‘저점'이라고 여기는 2022년 12월과 2023년 2월 사이에 2,300만 원대에 거래된 쥬빌리 브레이슬릿 버전인 ‘배트걸'은 약 1년 후인 2023년 11월, 2,250만 원대에 거래되었습니다.
GMT-Master 2 126710BLNR
40mm, 블랙, 쥬빌리
GMT-Master 2 126710BLNR
40mm, 블랙, 오이스터
리셀 프리미엄: +21.3%
바이버 최신 실거래가: 1,180~1,200만 원
12월 기준 리셀 시장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매 가능한 롤렉스의 프로페셔널 모델입니다.
2023년 3월,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최초 공개된 익스플로러 Ref. 224270은 익스플로러1 역사상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하는 신제품입니다. 익스플로러2와 함께 툴워치의 헤리티지를 가장 충실하게 유지하는 익스플로러1이 더욱 견고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진화하여 전 세계 애호가들이 위시리스트에 담고 있습니다. Ref. 224270(이하 익스플로러 40)은 리셀 시장에 등장한지 고작 6개월밖에 안 되었지만 바이버에서는 2023년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꼽힌 인기 타임피스입니다.
익스플로러 40의 초기 실거래가는 1,300~1,400만 원대까지 올랐다가 1,100만 원 후반대로 하락하였지만 거래는 활발합니다. 36mm 버전인 Ref. 124270도 익스플로러 40의 인기에 한몫합니다. 36mm의 리테일가는 54만 원 더 저렴하지만 리셀 시장에서는 약 100만 원 더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어 40mm를 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명품 시계 컬렉션을 시작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는 익스플로러 40을 찾는 입문자는 나날이 늘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plorer 1 124270
36mm, 블랙, 오이스터
Explorer 40 224270
40mm, 블랙, 오이스터
오메가의 자랑이자 시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아이콘 중 하나인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 문워치는 세계 최초로 달에 착륙한 시계로 명성과 헤리티지를 고루 갖추었습니다.
문워치는 아이코닉한 위치에 서있지만, 리셀 시장에서 경제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또다른 장점도 있습니다. 우선 복각형 스테인리스 스틸 문워치는 리셀 시장에서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채택한 ‘사파이어 샌드위치’ 버전은 미착용품의 리셀 시세가 리테일가 대비 약 30~35% 저렴합니다. 이런 매력적인 가격대 덕분에 문워치는 바이버에 등록되면 평균 8일 내에 판매되는 기록이 있습니다.
Moonwatch 310.30.42.50.01.001
42mm, 블랙
Moonwatch Apollo 11 50th Anniversary 310.20.42.50.01.001
42mm, 블랙/골드 핸즈와 인덱스, 아폴로 11호 달착륙 50주년 기념
럭셔리 스테인리스 스틸 스포츠 워치의 시초이자 일체형 브레이슬릿 시계 열풍을 이끄는 아이코닉한 로열 오크는 베리에이션이 많아 시세 추이를 추적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현행 카탈로그의 엔트리 스틸 모델 3종을 알면 전체적인 시세 흐름이 더 쉽게 읽혀질 것입니다.
41mm의 15510ST, 37mm의 15550ST, 그리고 복각형인 39mm의 16202ST ‘점보'가 있습니다. 15510ST와 15550ST은 현재 리셀 시세는 7,000만 원대에서 시작해서 현재는 5,000만 원 중반대까지 하락했습니다. 블랙, 그레이, 실버 다이얼은 + 38~50% 의 리셀 프리미엄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수요가 가장 높은 블루 다이얼의 경우 시세가 약 1,000만 원 더 높은 범위에서 변동합니다.
명품 시계 리셀 시장 빅 3의 주인공 중 하나인 이전 레퍼런스 15202ST의 다음 세대 레퍼런스 16202ST ‘점보'도 시세가 하락했지만 프리미엄은 남다릅니다. 국내에서 매물이 극소량이어서 ‘부르는 게 값'인 ‘점보'는 리셀 시장에서 1억 원이 넘는 호가를 부르는 중입니다. 시세는 2022년에 2억 원에 근접한 적도 있습니다. 현재 시세는 반토막 났지만 아직 8,000~9,000만 원대에도 거래되는 스포츠 워치의 영원한 아이콘입니다.
다음 매거진에서는 클래식 모델들의 시세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Young
Writer
내 꿈은 시계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