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버에서 최근 거래 가능해진 8개의 신규 브랜드 중에는 감히 ‘워치메이커의 워치메이커’라고 부를 수 있는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대중적인 하이엔드 드레스 워치의 ‘마스터' 격인 예거 르쿨트르의 대표적인 라인업 ‘리베르소'를 소개합니다.
시계 제작사로의 예거 르쿨트르는 ‘워치메이커의 워치메이커’라는 명예로운 타이틀도 쥐고 있을 정도로 매뉴팩처 기술을 인정 받는 브랜드입니다.
1833년 스위스 쥐라에서 앙투안 르쿨트르가 설립한 시계 공방에서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430개의 특허와 1,300개가 넘는 칼리버를 제작한 유서 깊은 워치메이커입니다. 예거 르쿨트르는 자사 무브먼트로 시계 브랜드 ‘빅 3’에 속하는 파텍 필립, 오데마 피게, 그리고 바쉐론 콘스탄틴을 쿼츠 파동에서 구해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예거 르쿨트르 자사 무브먼트와 빅3의 이야기는 길지만, 본론만 말하자면 로열 오크, 노틸러스, 그리고 오버시즈의 기반이 된 222에는 모두 예거 르쿨트르의 무브먼트가 쓰였던 역사가 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시계 아이콘 배출에 도움을 준 예거 르쿨트르에게도 자사의 아이코닉 타임피스가 존재합니다. 시계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익숙한 드레스 워치 아이콘인 리베르소(Reverso)입니다.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는 뒤집을 수 있는 직사각형 케이스 속 아르 데코(Art Deco) 디자인을 품은 아이코닉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1930년 탄생 이래 10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지만 오늘날에도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 않고 뚜렷한 개성으로 여전히 시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리베르소의 시그니처인 직사각형 모양과 회전 기능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개발되었습니다.
지금은 럭셔리 드레스 워치의 표본으로 여겨지지만, 리베르소는 사실 스포츠 워치였습니다. 심지어 제작에 돌입한 시기는 1930년, 예거 르쿨트르라는 회사가 설립되기 전입니다. 당시 에드먼드 예거와 사업 파트너였던 다비드 르쿨트르는 시저 드 트레이라는 시계 유통업자로부터 매우 구체적인 제작 의뢰를 받게 되었습니다.
인도를 순방 중이었던 드 트레이는 폴로를 즐기던 영국군 장교들과 교류 중 “시계 글라스를 보호해줄 수 있는 시계 제작"이라는 제안을 받았고, 이를 해결한 주인공들이 바로 예거와 르쿨트르였습니다. 예거와 르쿨트르는 디자이너를 섭외하여 라틴어로 ‘돈다’라는 뜻의 리베르소를 만들어냈습니다.
리베르소는 출시 타이밍이 매우 좋았습니다. 1930년대는 실용주의 패션 트렌드가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는 계기였습니다. 폴로셔츠와 니커보커 등, 편안한 의류가 대중화되면서 손목시계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어요. 선구안이 뛰어났던 드 트레이는 특허를 구매하고 ‘리베르소' 이름까지 특허 등록을 하여 르쿨트르와 함께 리베르소를 히트작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90년이 지난 지금, 큰 변형 없이 아르 데코 모티프와 회전형 케이스를 고수하는 리베르소는 예거 르쿨트르의 상징으로 성장했습니다.
리베르소의 현행 카탈로그에서 베스트셀러는 리베르소 클래식과 리베르소 트리뷰트입니다. 클래식 라인은 정직하고 보수적인 스타일을 어필하고, 트리뷰트는 더 젊고 스타일리시한 감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먼저 리베르소 클래식의 특징입니다. 아라빅 숫자 인덱스, 소드(SWORD-검 모양의) 핸즈, 그리고 기요셰 기법을 이용한 다이얼이 리베르소 클ㄹ식에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디자인 요소들입니다.
양면에 다이얼을 채택한 듀오페이스 모델에서 다른 형식의 인덱스와 색감을 찾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모노페이스 모델은 절제되었지만 기품있는 ‘실버 그레이' 컬러를 채택합니다.
Reverso Classic Monoface Q2518140
40.1mm, 실버 그레이/오팔린 버티컬 새틴 피니시
Reverso Classic Monoface Q2518540
40.1mm, 실버 그레이/오팔린 버티컬 새틴 피니시
리베르소 트리뷰트는 초창기 리베르소 모델들을 복각한 라인입니다. 2011년에 출시된 트리뷰트는 아라빅 대신 바통 인덱스와 날렵한 도피네(dauphine) 핸즈를 채택한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 디자인은 아르 데코 양식을 오마주한 것인데요. 20년 대의 호황을 가장 잘 표현한 아르 데코 양식을 구현한 트리뷰트는 클래식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트리뷰트는 이름이 말하듯이 리베르소의 헤리티지에 경의를 표하지만, 스타일을 클래식보다 더 독특하고 스포티하게 연출하기 때문에 젊은 소비자에게도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Reverso Tribute Monoface Small Seconds Q397843J
45.6mm, 그린/선레이 브러시드, 스몰 세컨즈
Reverso Tribute Monoface Small Seconds Q713842J
45.6mm, 실버 그레이/오팔린, 스몰 세컨즈
최근 명품 시계 브랜드들이 연달아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시계 구매 예정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예거 르쿨트르는 올해 11월 가격 인상을 포함하면 2년 사이 횟수가 무려 6회로, 럭셔리 워치메이커 중 가장 많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시계 브랜드입니다. 이러한 선택 뒤에는 예거 르쿨트르를 보유하는 리치몬트 그룹이 있습니다. 3년 사이에 리베르소의 가격을 두 배나 올린 리치몬트는 예거 르쿨트르의 포지션을 한 단계 격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명품 패션 업계를 따라가는 워치메이커들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두고 애호가들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연이은 가격 인상이 부담인 것인지 최근 몇몇 모델의 가격 인하 소식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사 매뉴팩처 기술을 바탕으로 헤리티지와 명성을 쌓아온 브랜드는 실제로 극소수인 것이 현실입니다. 직사각형 시계의 대표주자 까르띠에 탱크와 더불어 손꼽히는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를 바이버에서 만나보세요.
Young
Writer
내 꿈은 시계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