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계 브랜드인 롤렉스가 대형 시계 유통사인 부커러(Bucherer)를 인수했습니다. 이로써
약 100년간 공인 딜러 관계를 유지해온 롤렉스와 부커러의 파트너십은 더욱 밀접해졌습니다. 롤렉스는 부커러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소식과 관련하여 몇 가지 주목할 만한 관점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미국과 유럽 시계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부커러. 부커러는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계와 쥬얼리 전문 유통사입니다. 100개가 넘는 지점 중 53개는 롤렉스, 48개는 튜더 매장이 있으며, 부커러 매출의 2/3를 차지합니다. 부커러는 2018년에 미국의 최대 시계 소매업체 토노(Tourneau)를 인수하여 회사를 대폭 확장한 바 있습니다. 롤렉스는 인수로 인한 부커러 경영조직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롤렉스의 공식 성명에 의하면, 부커러 가문의 사업을 이어갈 직계 후손이 없어 매각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롤렉스의 가장 오랜 유통 채널인 부커러의 운영 방식을 롤렉스가 가장 잘 이해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결정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적 측면에서 롤렉스가 개입할지에 대한 궁금증 또한 증폭되고 있습니다. 부커러 가문의 시계 브랜드인 ‘칼 부커러(Carl F. Bucherer)’가 롤렉스의 계열사로 가입하는지도 시계인들의 관심사입니다. 스위스 현지 여론에 따르면 롤렉스와 부커러는 형제 같은 긴밀한 관계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롤렉스가 직접 운영하는 판매점은 단 한 개입니다. 자사가 위치한 제네바에 한 부티크를 제외하고는 모든 롤렉스 매장을 공식 딜러(Authorized Dealer/Retailer)에게 도매상 역할을 전담하는 시스템입니다. 부커러의 롤렉스 매장이 이제 롤렉스 자사의 부티크로 전환되는지에 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 부티크 전환 없이 소매 마진을 확보할지, 부티크화를 강행하여 모든 세일즈 절차를 관리할지에 대한 입장은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롤렉스의 ‘인증 중고 시계’ CPO 프로그램이 작년 12월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신규 프로젝트의 처음으로 참여한 업체는 부커러였습니다. 리셀 시장 문화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었지만 아직은 큰 시장 반응을 이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장기 기획이 남다르기로 유명한 롤렉스는 이번 인수로 인해 중고 롤렉스 시계를 추적하고 확보할 수 있는 탄력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롤렉스는 이제 부커러가 취급하는 명품 브랜드의 퍼포먼스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까르띠에, 예거 르쿨트르, IWC, 파네라이와 같은 유명 워치메이커들의 매출과 물량을 감시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 것입니다. 샵인샵(shop-in-shop) 형식의 구조인 부커러에서 명당을 위해 무한 경쟁을 하는 브랜드들 사이에서 롤렉스와 튜더에게 공간 활용 혜택을 줄지도 소비자와 업계 모두 주시할 만한 부분입니다.
롤렉스의 부커러 인수 소식이 유럽 증시에 전해진 지난 25일, 영국 런던 증시에서는 두 기업의 경쟁사인 스위스 시계 그룹 주가가 하루 만에 20.91% 급락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스위스 시계 그룹은 롤렉스를 비롯해 까르띠에와 오메가, 태그호이어 등 명품 시계를 판매합니다. 시계 업계에 거대 공룡이 탄생한 것에 대한 위기감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계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였던 롤렉스의 부커러 인수 소식에 대해 전해 드렸습니다. 앞으로의 시장 상황도 모니터링하여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Young
Writer
내 꿈은 시계왕.